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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는 26만장 샀는데 굴릴 사람은?"... 韓 AI의 '5년 승부수'
등록일: 2025-11-26 09:14:57
작성자: 관리자

정부 과학기술 인재 확보 전략, 파격적 처우 개선 환영 속 "단기 성과주의 우려"[디지털데일리 이건한기자] 이번 정부 첫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가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안건은 주요 부처의 소관 AI 정책·산업 발전 계획 10건이었으며 특히 눈길을 끈 건 9개 부처가 공동 제출한 '과학기술 인재 확보 전략'이다.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모습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모습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에서 AI 인재 양성은 그동안 GPU 확보만큼이나 핵심적인 과제였다. 이 가운데 GPU 문제는 최근 우리 정부와 대기업(삼성전자,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업 관계를 공식화하며 한숨 돌린 상황이다. 이를 계기로 엔비디아가 한국에 공급을 약속한 AI용 고성능 GPU 26만장은 지금까지 국내에 유입된 전체 GPU보다 많은 양이다.

그러나 AI 인재 문제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선진국들보다 적은 한국의 인구, 작은 시장, 이공계 기피 현상 등에서 비롯된 해묵은 문제다. 게다가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저출산 현상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영향까지 본격화되고 있다. 2030년부터 국내 이공계 석·박사 배출 규모는 하향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양은 물론이고 질적 악화도 뼈아프다. 영재학교와 과학고 졸업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은 이미 고착화됐다. 최상위권 이공계 두뇌들도 더 나은 처우를 찾아 해외로 떠나고 있다. 결국 2024년 IMD(국제경영개발대학원) 두뇌유출지수에서 한국은 인재 순유출국(OECD 기준 –0.36)으로 기록되고 있다. 인재 유치 매력도 순위도 60개국 중 38위에 그쳤다.

이는 단순한 통계 수치가 아니다. 인재 부족과 유출은 한국의 기존 주력 산업이자 AI 융합 핵심 분야인 반도체, 바이오 경쟁력의 약화로도 이어진다. 대한민국의 AI 미래 성장 동력 자체가 약해진다는 의미다. 이는 이번 회의에서 주요 부처들이 입을 모아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로 풀이된다.

◆ 국가과학자, 성장 사다리 강화... 이공계를 바로 세운다

다행인 건 이번 전략안이 역대 어떤 인재 정책보다 구체적이고 공격적인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정부는 2030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낸 리더급 '국가과학자' 100명을 선정한다. 이들에게는 대통령 명의의 인증서와 함께 연 1억원의 파격적인 지원금이 제공된다. 또한 이들에게 국가 R&D 정책 기획과 평가에 참여할 권한을 부여해 과학자가 국가 정책 중심에 서도록 예우한다. 이는 명예와 실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다. 단순히 연구비를 더 주는 차원이 아니다. 무너진 이공계의 자존심을 세우고 그들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대상으로 복원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지원은 리더급에 그치지 않는다. 잠재력 있는 신진 연구자를 위한 '젊은 국가과학자' 트랙을 신설하고 대학원생에게는 '대통령과학장학금'을 확대한다. 이로써 초·중등 학생부터 석학에 이르기까지 끊어짐 없는 성장의 사다리를 놓겠다는 구상이다.

◆ '양손잡이 인재' 강조... 전공의 벽을 넘어 AI로 무장시킨다

이번 인재 양성은 일부 과학기술자에 그치지 않는다. 주목할 점은 이번 전략에 '과학기술-AI 양손잡이 인재' 육성이 강조된 대목이다. 이는 AI 계통이 아닌 전공자들의 각자의 전공 지식(도메인)에 AI 활용 능력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를 기르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4대 과학기술원(KAIST, GIST, DGIST, UNIST)에 'AI 단과대학'을 신설하고 부설 'AI 과학영재학교'를 설립해 인재 조기 발굴 체계를 갖춘다. 대학에서는 이공계 학생들의 AI 필수 이수 과목 지정을 유도한다.

기존 연구자들에게는 'AI 연구동료(AI Co-Scientist)' 플랫폼을 보급한다. AI가 인간 연구자를 대상으로 가설 생성부터 실험 설계, 결과 분석까지 지원하는 이 플랫폼은 연구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인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에서는 그 효용 가치가 특히 더 높을 수 있다. 이 같은 정책은 AI를 특정 학과의 전유물이 아니라 영어처럼 모든 이공계생이 갖춰야 할 기초 소양으로 만들겠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한국이 강점을 지닌 기존 학문 영역에 AI를 접목해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 "돈 때문에 연구 포기 없게"... 촘촘한 경제·연구 안전망 확보

현장 연구자들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해 온 '처우 개선'과 '안정적 연구 환경'에 대해서도 역대 가장 구체적인 대책이 나왔다.

우선 한국형 스타이펜드(Stipend, 이공계 연구생활장려금)가 확대된다. 정부는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매월 일정 금액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연구생활장려금' 제도를 확대 운영하고자 한다. 이는 학업과 생계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년 연구자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중도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청년과학기술인 도약 적금과 일자리 확충도 이어진다. 이는 사회 진출이 늦은 석·박사 연구원들을 위해 전용 적금 상품을 신설해 자산 형성을 돕는 것이 골자다. 또한 대학과 출연연에 '스태프 사이언티스트(Staff Scientist)' 등 전문 연구직 일자리를 대폭 늘린다. 이 또한 이들이 비정규직 양산소라는 오명을 씻고 안정적인 경력 계발 경로가 될 기회다.

이 밖에도 정부는 2030년까지 해외 우수 인재 2000명 유치를 목표로 '톱티어(Top-tier) 특별비자'를 확대하고 국내 거주 여건을 개선한다. 현재 문제로 지적되는 국내 인재 유출 방지를 넘어 글로벌 인재가 모이는 허브로 거듭나고자 하는 개방형 전략이다.

연구 몰두하는 젊은 과학자 [사진=AI 생성 ]

연구 몰두하는 젊은 과학자 [사진=AI 생성 ]



◆ 속도전·물량전은 경계해야... "인재 양성의 특수성 기억하라"

정부가 이공계가 더욱 감소하는 2030년 이후, 즉 앞으로 5년을 분위기 반전의 골든타임으로 설정한 만큼 이런 정책은 앞으로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와 제언도 따른다.

박찬준 숭실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이번 전략에 대해 "단순한 예산 투입을 넘어 연구 생애주기 전체를 하나의 생태계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성장 사다리 체계와 국가과학자 제도가 연구자들에게 장기적인 경력 설계의 안정성을 제공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다만 박 교수는 인재 양성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인재는 GPU나 인프라처럼 자본을 투입한다고 단기간에 확보되는 자원이 아니기에 속도보다 '완성도'가 더 중요한 영역"이라며 "박사학위는 단순한 자격이 아니라 독립적인 연구를 설계·수행할 수 있는 역량의 증표다. 그만큼 이를 기르기 위한 충분한 시간과 심리적·경제적 안전장치가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 정책이 자칫 '단기간 양적 확대'에만 매몰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박 교수는 "결국 핵심은 '얼마나 빨리 많이 뽑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제대로 연구할 환경을 주느냐'에 있다"며 "이번 정책이 연구자의 성장 속도와 자율성을 존중하는 지속 가능한 연구문화 정착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원문보기: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38/0002210621?sid=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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