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은 여전히 먼 미래의 기술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박대영 대표는 그 ‘먼 미래’를 실현 가능한 오늘의 기술로 바꾸고자 한다. 단순한 연구를 넘어, 누군가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양자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그는 창업을 선택했다. 하드웨어의 화려함보다, 그 하드웨어를 제대로 돌릴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한 사람. 지금, 큐비스택이 그리고 있는 양자 기술의 현실은 '쓸 수 있는가'에서 출발한다.
박대영 대표는 서울대 박사과정에서 양자컴퓨팅 소프트웨어를 연구하던 중, 자신이 연구한 기술이 실제로 시장에서 쓰일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체감했다고 말한다. "저희가 만든 기술이 이제 시장에서 쓰일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 교수님과 협의하에 창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양자컴퓨팅의 핵심이 하드웨어 자체보다는 이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에 있다고 보았다. "소프트웨어 분야가 특히 중요해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하드웨어의 안정성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는 이 소프트웨어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다라는 판단으로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회사의 이름은 큐비스택(QBistack)이다. '큐비'는 양자컴퓨팅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qubit)에서 따온 것이고, '스택(stack)'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사용하는 개념으로, 계층별로 기능을 나누고 구성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박 대표는 "큐비는 큐비트를 의미하고, 스택은 저희가 제공하려는 전체적인 소프트웨어 계층 구조를 의미합니다. 저희는 단순히 양자 시뮬레이터 하나가 아니라, 전반적인 양자컴퓨팅 소프트웨어 스펙을 제공하는 게 목표예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계산을 흉내 내는 시뮬레이터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실제로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계층의 소프트웨어 기능을 포괄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컴퓨팅 환경'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물리적인 양자 하드웨어에만 의존하지 않고, 고전 컴퓨팅과 함께 혼합된 방식으로 운용 가능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소프트웨어 스택 안에는 시뮬레이션, 최적화, 인터페이스, API 연동 등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양자컴퓨팅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기반 역할을 하겠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초기 창업 단계에서 박 대표는 이 길이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양자 분야는 기술적으로도 복잡할 뿐 아니라, 시장 자체도 아직 명확하게 열려 있지 않았다.
실질적인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매출을 바로 기대하기는 어려웠고, 오히려 처음 몇 년은 연구와 개발에만 집중해야 하는 구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초반에는 매출이 바로 따라오지 않더라도, 일단 밀고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먼 미래를 바라보며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앞으로도 많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짧은 호흡이 아닌, 5년, 10년을 바라보는 감각으로 회사를 세웠고, 현실적 수익보다는 기술의 완성도와 실용 가능성을 우선에 두었다. 도전정신이라는 말도 그에겐 단순한 열정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시간을 견디는 태도였다.
큐비스택이 개발 중인 시뮬레이터는 '크기'에서 분명한 차별점을 가진다. 현재 42큐빗까지 풀 스테이트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수준이며, 40큐빗만 되더라도 기존 방식으로는 약 16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메모리를 요구한다. 박 대표는 "예를 들어서 40큐빗만 되더라도 양자컴퓨터에서는 큐비트 40개만 있으면 되지만, 클래식 컴퓨터에서는 2의 40승 바이트만큼의 메모리가 필요하거든요. 정확히는 16테라 정도가 필요한데..."라고 설명했다.
기존 기술들은 대부분 이 벽 앞에서 멈춘다. 하지만 큐비스택은 SSD 기반의 저장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메모리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박 대표는 "메모리를 다 확보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신에 SSD 같은 스토리지를 사용해서 최대한 확보하는 거죠. 그 대신 성능이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SSD는 일반 메모리보다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려면 연산을 효율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그는 "그 느린 성능을 상쇄시켜주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적인 최적화가 필수적입니다. 그걸 얼마나 잘하느냐가 핵심 기술이라고 보시면 돼요."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를 단순한 개선이 아닌, 반복적인 실험과 조정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영역이라고 봤다. 그는 “지금도 계속 개선을 반복하고 있고,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사람이 실제로 쓸 수 있는 걸 만드는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계산이 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박 대표는 “사실 이론상으로야 계속 돌리면 언젠가는 끝나겠죠.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요. 하지만 사람이 1년, 2년씩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이 실험실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보고, 사용자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시간 내에 결과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통 하루에서 길어야 일주일 이내에 끝나는 시뮬레이션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연구자 입장에선 그 정도가 한계거든요. 그 이상 오래 걸리면 쓸 수가 없어요." 박 대표는 속도가 빠르지 않더라도, 일정 시간 안에 결과를 확실히 제공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보고 있다. 이처럼 '쓸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만들겠다는 기준이 기술 방향 전반에 깔려 있다.
그는 함께 일하는 사람을 선택할 때도 기준이 명확하다. "꾸준한 사람이 잘하더라고요."라는 말에는 그의 경험에서 우러난 확신이 담겨 있다. 박 대표는 겉으로는 눈에 띄지 않더라도, 자기 일을 매일 성실하게 해내는 사람이 결국 가장 멀리 간다고 믿는다. "저도 그런 사람이랑 같이 일을 하고 싶고요."라고 말했다.
화려한 이력이나 말솜씨보다 중요한 건, 정해진 시간에 묵묵히 자기 몫을 다할 수 있는 태도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대학원 시절을 떠올리며, 수년간의 연구 과정을 통해 꾸준함의 가치를 체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쌓이는 내공은 결국 결과로 돌아오며, 기술 개발처럼 장기 레이스가 필요한 분야에선 더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완벽한 폴트 톨러런트 양자컴퓨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본다. 박 대표는 "흔히들 교과서에 나오는 유니버셜, 폴트 톨러런트한 그런 완벽한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는 제 생각에 몇십 년은 걸릴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이즈를 감안한 중간 단계의 양자컴퓨터는 훨씬 빠르게 산업에 들어올 수 있다고 본다. 그는 "그렇다고 몇십 년 전까지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니고, 그 중간중간에 계속 발전이 있겠죠. 디폴트가 있지만 노이즈한 양자컴퓨터가 계속 사용될 예정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재의 불완전한 하드웨어 상태를 극복하고 실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실마리는 소프트웨어에 있다고 봤다. 박 대표는 "우리가 중간 소프트웨어적인 기술로 에러 컬렉션을 만든다든지, 노이즈를 감안하더라도 좋은 답을 내는 알고리즘을 찾는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여러 가지 방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에러를 교정하거나, 오류가 있어도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앞으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자컴퓨터가 산업에 쓰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선결 조건이 있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하나는 오류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고, 또 하나는 양자컴퓨터가 '돈이 되는'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할 수 있느냐입니다." 그는 양자컴퓨터의 하드웨어가 불완전한 상태인 지금, 두 가지 전략이 병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큐비트 차원에서 오류 자체를 교정하는 에러 컬렉션 방식이고, 또 하나는 오류가 있는 상태에서도 의미 있는 출력을 내는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그는 "두 가지 방향에서 다양한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기 때문에, 저희도 그 부분에 있어서 기여할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이 부분은 소프트웨어적인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조건은 양자컴퓨터가 기존 고전 컴퓨터보다 뚜렷한 성능상의 우위를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박 대표는 "지금 수준은 워낙 큐비트 개수가 작고 안정적으로 돌릴 수 있는 게 제한되다 보니까, 클래시컬 컴퓨터 대비 장점이 아직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IBM이 발표한 분자 시뮬레이션 사례도 언급하며 “의미 있는 진전이긴 하지만, 아직은 클래식 컴퓨터 대비 압도적인 강점이라고 보긴 조금 이른 것 같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조만간 분명한 차별성을 입증하는 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과학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먼저 실용적인 파급력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양자와 인공지능의 융합 가능성에 대해 그는 두 가지 방향을 짚었다. “크게 보면 두 가지 방식이 있어요. 하나는 양자컴퓨팅 위에 AI를 얹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AI가 양자컴퓨팅을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방향이 서로 반대죠.”라고 말했다.
첫째는 AI가 양자컴퓨팅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는 "AI라는 게 지금은 그냥 최적화입니다. 양자컴퓨터도 잘하는 게 최적화예요. 그래서 양자컴퓨터가 점점 규모가 커지고 안정적으로 되면, AI에 양자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머신러닝이나 딥러닝 분야에서는 최적화 문제가 핵심인 만큼, 향후 양자 기반 최적화 알고리즘이 기존 방식보다 효율적인 해법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둘째는 양자컴퓨팅을 지원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양자컴퓨터를 돌리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양자 컨트롤러, 소프트웨어, 전반적인 인프라가 필요하거든요. 그 안에는 파인튜닝을 해줘야 할 요소들이 많은데, AI가 그 부분을 잘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양자 회로를 돌린 뒤 얻게 되는 샘플링된 결과 분포에서 실제 상태 분포를 추정하는 과정처럼, 기존에 사람이 수작업으로 하던 복잡한 연산 보정을 AI가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 부분에서 AI가 양자컴퓨팅을 도와주는 방향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결국 그는 두 기술을 '상보적인 관계'로 정리하며, 앞으로 양자와 AI가 교차하고 결합되는 다양한 시도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애뮬레이터는 하드웨어 없이 양자 알고리즘을 구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이며, 박 대표는 이 기능이 초기 단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도구라고 보고 있다. 그는 "지금 애뮬레이션 자체가 하드웨어가 없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고요. 현재는 필수적인 상황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양자 하드웨어는 접근성도 낮고 비용도 크기 때문에, 정확도와 효율성 면에서도 시뮬레이터가 훨씬 유리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금은 하드웨어가 워낙 비싼 단계다 보니까, 사실 하드웨어 돌리는 것보다 애뮬레이션 하는 게 정확하고 빠릅니다."
박 대표는 앞으로 애뮬레이터와 실제 하드웨어를 연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클라우드 기반 양자 칩 API 연동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요즘은 대부분 클라우드 기반이라, 데이터센터에 있는 장비와 정보만 주고받으면 컴퓨팅을 다 처리할 수 있어요. 그런 부분은 이미 기술적으로 다 갖춰져 있어서, 특별히 어려운 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큐비스택의 목표는 자사 소프트웨어 스택을 기반으로 외부 하드웨어와도 유기적으로 연동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를 통해 "사용자가 굳이 복잡한 설정 없이도 양자 하드웨어에 접근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대와 메가존클라우드가 함께 만든 애뮬레이터는 일본 후지쯔가 세계 최대라고 홍보한 40큐빗 시뮬레이터보다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메가존클라우드 김동우 부사장님이 저희 시뮬레이터를 보시고, 일본 후지쯔가 40큐빗 시뮬레이터를 세계 최대라고 홍보하던 게 떠올랐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는 그보다 더 큰 규모도 가능하니까 흥미롭게 보신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이 분야에는 아직 뚜렷한 기술 기준이나 공인된 벤치마크가 존재하지 않아, 성능 비교에 있어서 혼선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 분야가 사실 아직 딱 정립된 표준이 없기 때문에 그런 혼돈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이런 상황이 큐비스택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실제로 객관적인 기준이 없는 만큼, 성능을 입증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회사가 새롭게 그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준이 없으니까 우리가 그 기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 기술 기반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꼭 필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 설명은 국내 시장의 한계에 대한 날카로운 현실 인식이자, 기술 중심 기업으로서 보다 넓은 무대에서 기술을 시험받고 성장해 나가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읽힌다. 그는 한국에서도 충분히 기술을 쌓을 수는 있지만, 양자 소프트웨어와 같이 특화된 영역에서는 글로벌 시장의 수요와 기준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봤다.
처음부터 외국 법인을 세우는 방식도 고려했지만, 사업 전개와 기술 성숙도를 고려해 한국 법인을 기반으로 시작해 점차 기술 수출형 협업을 진행하고, 이후 필요에 따라 해외 지사나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1차적으로는 저희 시뮬레이터 기반 사업을 진행하면서 외국에 기술 수출하는 형식으로 간 다음, 기술이 성숙되고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도 본격화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메가존클라우드와 기술과 영업을 분리한 이원화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박 대표는 큐비스택이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동안, 메가존이 시장과의 접점, 특히 고객 발굴과 사업화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양자컴퓨팅 시장은 기업보다는 연구자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주요 수요처는 대기업 부설 연구소, 대학, 정부출연 연구기관 등이다. 박 대표는 이러한 초기 시장의 특성상, 기술만큼이나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래도 아직 수요 자체가 제한적이다 보니, 어떤 기관과 연결되어 있는지가 사업 초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연결이 없으면 시장에 들어가기 어렵거든요."라고 말했다. 따라서 큐비스택은 국내 연구 생태계와의 접점을 꾸준히 넓혀가며, 기술을 실제 사용 환경에 빠르게 적응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차근차근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래야 전체가 같이 커질 수 있겠죠."라고 덧붙였다.
큐비스택이 그리고 있는 미래는 명확하다. 박 대표는 “양자컴퓨팅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큐비스택 제품을 쓰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기술 공급을 넘어서, 양자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겠다는 포부다.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연구실이 고성능 컴퓨팅(HPC)을 전문적으로 다루던 곳이었기 때문에, 큐비스택의 기술 진로도 자연스럽게 HPC와 양자컴퓨팅의 통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저희 연구실이 하이퍼포먼스 컴퓨팅을 전문적으로 하던 곳이었고, 양자컴퓨팅도 점점 수퍼컴퓨터랑 결합되는 쪽으로 가고 있어요. 그쪽 키워드로 쭉 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는 앞으로 큐비스택이 단순한 툴 개발 기업이 아니라, 양자컴퓨팅이 산업에 적용되는 모든 흐름의 시작점이 되는 플랫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I와 머신러닝까지도 점차 연계해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 1등 양자컴퓨팅 소프트웨어 플랫폼 회사가 되는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양자산업이 기술 그 자체보다는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 체계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원은 많은데 관리가 안 됩니다. 컨트롤타워가 없어서 중구난방이에요."라고 말했다. 과제는 많지만 서로 연계되지 않고, 연구 성과가 누적되기보다 개별 과제 단위로 단절되며, 단기 성과 중심의 평가 관행이 여전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그냥 과제를 많이 주는데, 과제를 하면 그걸로 끝이고, 연구 결과가 다음 단계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장기적 전략이나 방향성을 잡아줄 중앙의 역할이 부재하다는 점을 문제로 짚었다. "솔직히 중앙연구기관도 많은데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감수나 관리라도 책임 있게 해줄 수 있는 구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각 연구 주체가 행정 체계와 정합적으로 움직이며, 기술 정책이 구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구자는 솔직히 우리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연구 행정 수준은 아직 미국과 차이가 큽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말하는 '기술'은 단순히 연구나 구현의 대상이 아니다. 기술은 결국 누군가에게 닿아야 하고, 그 안에서 쓰일 수 있어야 한다는 실용적 태도이자 철학이다. 그는 화려한 슬로건보다 견딜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했고, 지금도 그것을 버티며 만들고 있다. 아직 시장은 작고 표준은 없지만, ‘쓸 수 있는 것부터’ 차근히 완성해가는 기술자. 박대영 대표와 큐비스택의 행보는 조용하지만 단단하다.<본 인터뷰는 본지 자매지 양자신문이 진행한 내용입니다. 편집자 주>
출처 : 인공지능신문(https://www.aitimes.kr)
원문보기 : https://www.ai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3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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