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큐의 주가 상승을 보며
지난 11월 양자 컴퓨터 개발업체 아이온큐(IonQ)가 3분기 실적 발표를 했다.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고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아이온큐는 캘리포니아 소재 퀀텀 네트워킹 기업 큐비텍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12월 2일 크게 조정을 받았지만 주가는 우상향했다. 일부에서는 주가 부담을 논하기도 한다.
양자컴퓨터 분야의 세계적인 리더인 김정상 듀크대 교수가 창업한 이 회사는 2021년 10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삼성전자, 구글벤처스, AWS,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가 투자했다. 양자컴퓨터 전문 기업으로는 최초 상장이었다.
아이온큐의 모토는 ‘미래는 퀀텀(양자)’이다. 아이온큐는 양자컴퓨터의 크기를 비디오 게임기 수준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해 왔다. 아이온큐는 전하를 띤 원자인 이온을 전자기장을 통해 잡아두는 이른바 ‘이온 트랩’ 방식을 사용한다. 이온 트랩 방식으로 약 2센티미터 크기의 반도체에 큐비트 80개를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게 아이온큐의 판단이었다.
아이온큐는 협업과 생태계 확장에도 주력해 왔다. 멀티코어 양자 아키텍처를 개발·출시했고 구글, 소프트뱅크(SoftBank), 액센츄어, GE리서치(GE Research), 피델리티(Fidelity), 골드만삭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양자컴퓨터가 실제 상업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지 탐색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 약 2000만 명에 달하는 개발자가 양자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문을 열기도 했다.
2021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전 세계 양자컴퓨터 시장이 2035년 20억 달러, 2050년 260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최근에는 맥킨지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이 2035년까지 2천7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으로 시장 규모 확대를 전망했다.
아직 초기 단계 시장이지만, 국내 기업이 진출할 기회가 열려 있다. 특히 제조와 소프트웨어(SW) 부문에 강점을 가진 한국 기업들에게 많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과학계에선 이 같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응용해 양자컴퓨터, 양자암호통신, 양자센서 등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 9월 구글이 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칩인 시커모어(Sycamore)를 만들었는데 슈퍼컴퓨터보다 뛰어난 연산 속도로 세계 최초 ‘양자 우월성’을 달성하기도 했다.
양자 컴퓨터는 무엇인가?
통상의 컴퓨터는 0과 1이라는 2진법 연산의 디지털 비트(bit) 체계로 작동한다. 정보의 입력과 계산, 출력 과정에서 수많은 ‘Yes’ 혹은 ‘No’를 반복해야 한다.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중앙 처리 장치(CPU)나 그래픽 처리 장치(GPU) 가속기의 속도가 빨라도 입력되는 정보나 변수의 양이 많다면 한계에 부딪힌다.
비트 체계는 동전을 던져 앞면 아니면 뒷면만 나오는 식이다. 반면에 양자컴퓨팅은 0과 1이 겹쳐져 있으며(중첩과 얽힘을 이용) 결과가 확률에 따라 정해진다는 큐비트(qubit, 양자비트)의 개념을 사용한다.
중첩(superposition)이란 입자가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특성을 지니는 현상이다. 앞서 주사위의 경우 던져지는 순간 6가지 상태(1에서 6까지)가 중첩된다. 현실을 알아도 비트처럼 정확히 아는 것이 아니라 큐비트에서는 확률적으로 안다고 본다.
양자컴퓨터는 동전이 회전하고 있는 상태처럼 0과 1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큐비트 단위로 연산이 가능하다. 그 결과 모든 변수를 한꺼번에 놓고 계산할 수 있다. 동시에 여러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슈퍼컴퓨터로 하면 100만 년이 걸릴 계산을 양자컴퓨터로는 2초 안에 끝낼 수 있다.
디지털 컴퓨터에서 1비트는 0과 1 중 한 가지로 표현된다고 했다(0 아니면 1이다). 비트가 4개라면 2의 4제곱의 경우의 수의 조합이 가능하다. 즉 0000부터 1111까지 16가지 정보를 표현할 수 있다. 중요한 문제는 16가지 정보 중 한 번에 한 정보만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번에 0000만 표현하든 1111만 표현하든 한 가지만 표시할 수밖에 없다.
양자컴퓨터에서 1큐비트는 4가지 표현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4큐비트면 4의 4제곱, 즉 16 곱하기 16이 되므로, 위의 16가지 서로 다른 정보를 동시에 나타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같은 시간에 같은 양의 빛을 광케이블을 통해 초전도 방식으로 전송해도 정보 전달의 양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8큐비트, 16큐비트 등으로 큐비트가 계속 증가하면 양자컴퓨터에서는 계산 공간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숫자 단위가 큰 계산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빠른 속도로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금융, 제약, 화학,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IBM과 구글의 경쟁
2018년, IBM은 세계 최초로 ‘퀀텀(모델명 Q)’이라는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IBM은 1949년에 세계 최초로 컴퓨터가 개발되어 우리의 삶을 바꾼 것처럼, 양자컴퓨터도 세상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자컴퓨팅을 비롯한 양자정보기술은 단순히 연산 속도만 빠른 컴퓨터나 해킹 불가능 암호 기술 정도가 아니다. 엄청난 연산 속도는 웨어러블 컴퓨터, 인공지능, 선박·자동차·비행기 등의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에 적용되어 미래 사회를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는 인프라다.
상용화 단계인 5G 통신 기술과 위성 통신으로 더 업그레이드될 6G 초고속 통신 기술이 결합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 경우 4G가 유튜브 같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것 이상의 파괴적 혁신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의 기술로는 커피 속 카페인 원자 하나도 파악하기 힘들지만, 양자컴퓨터로는 커피 분자가 가진 에너지를 완벽히 계산할 수 있다.
IBM은 2018년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먼 미래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구글은 당시 이를 조금 미룬듯한 말을 했다. 구글에서는 2021년 9월 양자컴퓨터의 모습을 선보이면서 이렇게 말한다.
“양자컴퓨터는 가장 정확하게 자연을 시뮬레이션하고 실험할 수 있다. 10년 내 오류 보정 문제를 끝내고 지금까지 해결하기 어려웠던 에너지, 환경, 의료, 우주 등 여러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양자컴퓨터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는 기계 학습과 인공지능 IBM 양자컴퓨터의 모습의 최적화뿐만이 아니라 암호학의 특별한 알고리즘이 포함된다.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하고 최적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예측을 위해 인공지능을 이용한 패턴 감지 실시간 시스템 구축도 양자 컴퓨터의 엄청난 컴퓨팅 능력으로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양자컴퓨터는 사물인터넷 환경의 최적화 프로세스에 매우 적합하다. IBM은 2025년 4000큐비트에 달하는 퀀텀 컴퓨터를 예정대로 출시하려 한다.
구글은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에 위치한 퀀텀 인공지능 캠퍼스를 소개하는 구글 퀀텀 AI 캠퍼스 버추얼 투어를 진행했다. 양자컴퓨터는 금속 원기둥 형태로 일종의 거대한 통조림 캔처럼 보였다. 내부에는 비슷한 구조의 통이 6단계로 겹겹이 채워져 있고, 가장 안쪽의 통에 양자 프로세서인 시커모어가 설치됐다.
구글은 양자에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외부 자극을 완전히 차단하고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구조를 디자인했다. 구글도 오류가 보정된 양자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이 단계에 도달한다면 지금 해결하기 어려운 많은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10월 구글이 개발한 67큐비트 시카모어 양자 컴퓨터가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계산 능력을 보여주며 양자 컴퓨팅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보도가 나왔다. 구글의 시카모어 칩은 ‘약한 노이즈 단계’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해 기존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는 계산을 수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양자 컴퓨터가 실제적인 문제 해결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이스라엘 스타트업 퀀텀머신(Quantum Machines)은 기존의 어떤 프로세서보다 훨씬 강력한 잠재력으로 효과적인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현하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2021년 9월, 삼성전자는 양자컴퓨터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퀀텀머신 투자에 나섰다. 구글, IBM 등 빅테크 기업들이 양자컴퓨터 기술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초기 시장에 조기에 진입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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